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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재건축 묻던 전화가 하루만에 규제 묻는 전화로”… 닷새만에 표정 굳은 목동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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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6.21 09:00

"매물 나온 거나 재건축 일정 물어보던 전화가 하루 만에 2년 실거주 규제 어찌 되냐는 전화로 바뀌었어요"

지난 19일 목동 신시가지 단지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한숨을 쉬며 이같이 말했다. 기자와 대화 중에도 2년 실거주 규제에 대해 묻는 전화가 계속 걸려왔다. 연이은 재건축 호재에 들썩이던 목동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180도 달라진 듯했다.

목동 6단지 안에 안전진단 최종 통과를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유병훈 기자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일주일 전만 하더라도 목동에는 재건축 낭보가 쏟아지며 화색이 가득했다. 지난 12일에는 목동 단지 중 가장 앞서있는 6단지가 한국시설안전공단의 안전진단 적정성 검토를 최종 통과해 본격적인 재건축 단계에 접어들었다.

지난 4일에는 5단지, 15일에는 11단지가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재건축의 첫발을 내딛게 됐다. 정밀안전진단을 기다리고 있는 13·14·1·7단지도 앞선 단지들의 희소식에 기대감이 부풀었다.

기대감은 시장에 그대로 반영됐다. 매물이 들어가고 호가가 뛰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6단지 전용 115㎡의 호가는 23억원까지 올라 지난 3월 실거래가 20억원과 비교해 3억원가량 상승했다. 전용 47㎡의 호가도 11억~11억5000만원으로 전고가(10억9000만원)를 웃돌고 있다.

인근 5단지 전용 95㎡ 호가도 18억원대까지 치솟아 지난해 최고가인 17억5000만원을 넘어섰다. 또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 기대감에 집주인들이 조금 더 쥐고 있기로 방향을 바꿔 매물이 줄어들면서 매도자가 주도하는 장(場)이 됐다"고 했다. 다만 실제 거래로 이어진 경우는 드물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러나 정부의 6·17 대책은 목동을 향한 뜨거운 관심에 찬물을 끼얹은 꼴이 됐다. 6·17 대책에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의 재건축에서 2년 이상 거주한 조합원에게만 분양신청을 허용하기로 한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2년 거주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는 분양권이 아니라 감정평가에 따라 현금으로 보상받게 된다. 정부는 다만 현재 재건축 사업을 진행해 조합원 지위를 획득한 투자자에게는 거주기간 규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부동산 업계에서는 재건축 초기 단계에 이제 막 진입한 목동 신시가지 단지가 직격탄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목동에서는 정부의 이 같은 규제가 중·소형 면적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6단지 인근의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용 99㎡ 이상의 중·대형 면적은 오랜 기간 실거주했던 주민들이 많다"면서 "2년 거주기간 규제는 중·소형 면적의 갭투자자들에게 한정된 얘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는 호가의 움직임이 보이진 않지만, 목동 단지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은 확실한 만큼 2~3주 안에는 가격에도 어느 정도 반영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어차피 15억원 이상인 중·대형 면적은 정부의 초고가 아파트 규제에 걸려 매매도 힘들었던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10억원대의 중·소형 면적은 갭투자가 상대적으로 활발했던 만큼 (규제 관련) 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 이쪽은 정책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목동 신시가지 5단지/유병훈 기자
6·17대책 중 ‘건축 안전진단 절차 강화’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정부는 1차 안전진단의 기관 선정·관리 주체와 2차 안전진단 의뢰 주체를 현행 관할 시·군·구에서 시·도로 변경하기로 했다. 시·군·구의 경우 지자체가 선정한 안전진단 기관이 민원 등에 쉽게 노출돼 독립적인 업무 수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목동 재건축은 모든 단지가 한꺼번에 이뤄져야 효과가 극대화된다"면서 "현재 안전진단이 시작된 단지들 이후 다른 단지의 재건축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남은 단지는 물론, 재건축이 추진되는 단지 입장에서도 그리 달가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아직 영향을 속단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6단지 근처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어차피 안전진단 통과 이후로도 (재건축은) 시간이 많이 걸릴 수 밖에 없다"면서 "앞으로도 정책변수 외에는 악재가 없을 것인 만큼, 시간을 두고 차분히 기다리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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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19, 2020 at 02: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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