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대신 배터리 받으세요”… 낡은 공중전화 부스의 변신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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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2-23 07:00:00수정 : 2021-02-22 17:49:27게재 : 2021-02-23 07:03:57

부산 남구 대연동 부경대 인근에 설치된 ‘전기이륜차 공유 배터리 스테이션’. 공중전화 부스를 개조한 배터리 교환소 중 국내 최초로 운영에 들어간 곳이다. KT링커스 제공

휴대전화 보급으로 활용도가 낮아진 공중전화 부스를 ‘전기 오토바이 배터리 교환소’로 탈바꿈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 최초로 교환소가 설치된 부산 남구를 시작으로 전국 곳곳에서 변신을 꾀하는 공중전화 부스는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부산 해운대구청은 노후 공중전화 부스를 활용한 ‘전기이륜차 공유 배터리 스테이션(Sharing Battery Station·이하 배터리 교환소)’ 설치를 허가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공중전화를 관리하는 KT링커스와 전기오토바이 제조업체 MBI가 해운대구 공중전화 부스 3곳에 전기 오토바이 배터리 교환소 설치를 제안한 데 따른 것이다.

해운대구청 도시관리과 손미영 주무관은 “시범사업 제안에 도로점용허가 변경이 가능하다고 답변했다”며 “오토바이 소음 피해를 호소한 반여2동부터 설치하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배터리 교환소는 전기 오토바이 운전자가 플랫폼 앱을 활용해 방전된 배터리를 완충한 것으로 바꿔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충전까지 약 4시간이 필요하지만, 미리 충전된 배터리는 교체까지 30초면 충분하다. 전기 오토바이는 기존 이륜차보다 대기 오염과 소음을 줄일 대안으로 꼽히고, 코로나19에 따른 배달 증가와 정부 지원 등으로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 수영구 남천동 동원아파트 인근에 설치된 배터리 교환소. 전기 공사가 끝나는 대로 문을 열 예정이다. KT링커스 제공

공중전화 부스를 개조한 전기 오토바이 배터리 교환소는 부산 남구에서 국내 최초로 시작돼 점차 확산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대연동 부경대 인근에 문을 연 교환소 등 남구에서 2곳이 운영 중이고, 수영구에서 부스 개조를 마친 3곳은 전기 공사 이후 개통할 예정이다. 배터리 교환소는 1곳당 배터리 6개를 보관한 상태로 운영되며 자동 충전도 가능하다.

KT링커스는 향후 부산에 교환소 200곳 이상을 설치하고, 전기 오토바이 수요 등을 고려해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KT링커스 오익곤 영남본부장은 “부산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조 덕에 전국 최초로 배터리 교환소를 부산 남구에 설치했다”며 “부산시와 협업해 수영구와 해운대구 등 부산 전체로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터리 교환소는 경기도 성남시 등을 포함한 전국 곳곳으로 확산할 전망이다. 성남시와 KT링커스는 올해 말까지 성남 시내 공중전화부스 33곳을 배터리 교환소로 운영하기로 협약을 맺은 상태다. KT링커스와 MBI는 전기 오토바이 수요에 맞춰 전국 곳곳에서 배터리 교환소를 늘릴 계획이다.

현재 정부는 그린 뉴딜 정책을 펼치며 전기 오토바이 등에 대한 보조금 지원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올해 국비와 시비 총 18억을 투입해 전기 이륜차 1000대 구매에 대한 지원이 이뤄진다. 지원금은 1대당 최대 330만 원이고, 내연기관 이륜차를 없애고 전기 오토바이를 구매하면 20만 원이 추가 지급된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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