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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상장하자 '11번가 팔아라' 이구동성"…SKT 박정호, 어떤 선택할까 - 뉴스1

박정호 SKT 대표이사가 25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T타워에서 열린 SK텔레콤 제37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1.3.2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쿠팡 상장 후 제일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11번가 팔아라'라는 이야기였다."(박정호 SK텔레콤 대표)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향후 이베이 코리아 인수를 비롯해 SK텔레콤의 커머스 전략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25일 오전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T타워에서 열린 SK텔레콤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 대표는 SK텔레콤이 뛰어든 이베이 코리아 인수전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전략을 유동적으로 구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SKT, 이베이 코리아 인수하면 이커머스 1위 올라서긴 하는데…

SK텔레콤은 모건 스탠리와 골드만삭스가 주관하고 있는 '이베이 코리아'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한 상황이다.

이번 이베이 코리아 매각 예비입찰에는 SK텔레콤을 비롯해 신세계, 롯데쇼핑, MBK파트너스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카카오·네이버 등은 예비입찰에도 참여하지 않아 예상만큼의 '흥행'은 아닌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SK텔레콤은 이례적으로 "이베이 코리아 인수 예비 입찰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공표하며 유력 인수 후보로 떠오르기도 했다.

현재 이베이 코리아는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서 거래액 기준으로 네이버(17%)와 쿠팡(14%)에 이어 국내 3위로 시장 점유율 12% 쯤을 차지하고 있다. 11번가(6%)를 운영하고 있는 SK텔레콤은 이베이 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단숨에 이커머스 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SKT, 주총서 이베이 언급 대신 아마존 직구 서비스 소개에 중점

그러나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이베이 코리아의 매각가에 SK텔레콤이 부담을 느끼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매각 주관사는 투자설명서(IM)를 통해 이베이코리아 지분 100%를 매각하는 희망가로 5조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부터 아마존과 손잡고 본격적으로 국내에서 아마존 직구 등 협력사업을 전개하며 경쟁에 나서는 11번가가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점유율 확대를 위해 이베이 코리아 인수에 수조원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날 주총에서 SK텔레콤 역시 이베이 코리아 인수와 관련된 언급 대신, 올해 하반기 중 아마존과 협력한 글로벌 상품 구매 경험을 제공하며 '커머스 혁명'을 불러오겠다는 계획을 중점적으로 밝혔다.

이상호 SK텔레콤 커머스사업부장 겸 11번가 대표는 "올해 하반기 론칭하는 아마존 직구 서비스에서는 언어·결제·배송·고객만족(CS) 등 네 가지 영역에서 아마존 상품을 가장 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발표했다.

박정호 SK텔레콤 CEO가 25일 서울 을지로 T타워에서 열린 제3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 성과 및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2021.3.25/뉴스1

◇박정호 "(이베이코리아) 인수 의지 언급도 전략과 관련…말씀드릴 수 없어"

이날 박 대표는 "쿠팡 상장 후 제일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11번가 팔아라'라는 이야기였다"며 "쿠팡이 상장하며 금융시장에서 파트너 가치 공모로 은행에서 차입한 돈이 5조원이 넘는고, 총 10조원 정도가 쿠팡이 사용가능한 자본인데, 과연 이커머스 업계에서 공정한 경쟁이 되겠느냐는 지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해외에서는 이커머스의 경우 '한 나라에는 하나씩'이라는 인식도 있고, 그래서 미국 시장에서 쿠팡을 높이 봐준 부분도 있다"며 "이베이 코리아가 매물로 나온 배경 역시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캐시 아웃'(자금 회수) 차원에서 수익성이 좋은 한국 법인을 파는 것"이라는 관점을 밝혔다.

박 대표는 "SK텔레콤이 이번 인수전에 참여한 이유는 저희가 어떤 결정을 하든간에 영향이 있는 포트폴리오이기 때문"이라며 이베이 코리아 인수 의지에 대한 명확한 답변도 피했다.

또 "인수 의지에 대한 부분을 언급하는 것 역시 전략에 관련된 부분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다"며 "이번 인수전은 전체를 바라보며 전략을 유동적으로 구사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을 아꼈다.

만성 적자였던 '아픈 손가락' 11번가는 한때 '매각설'에 휘말린 계열사지만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의 향방에 따라 11번가는 SK그룹에서 매각대상이 아닌 인수주체로 입지가 180도 바뀔 상황에 놓였다. 'M&A 귀재' 박정호 대표가 '쿠팡'이라는 절대강자가 등장한 국내 이머커스 사업에 대해 어떤 전략적 판단을 내릴지에 달려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꽁꽁 숨긴 SKT…롯데는 '이베이 출신 영입', 신세계 "진지하게 들여다 본다"

한편 이베이 코리아 인수전에서 다른 인수 후보사들은 비교적 인수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수면 위로 움직이고 있는 형국이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는 지난 23일 열린 주총에서 "이베이 코리아 인수에 충분히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롯데그룹은 지난 25일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을 이끌 새로운 수장으로 나영호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을 영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나 본부장은 롯데에서 이베이 코리아에 몸을 담았던 경험을 통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을 유리하게 이끌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 이마트 역시 지난 24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며 "구체적인 본입찰 참여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고민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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