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11시쯤 광주시 북구 신안동의 한 아파트.
이날 아파트 주차장에는 침수돼 흙범벅이 된 차량과 폭우 당시 흘러나온 토사가 여전히 보이는 등 침수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237세대가 사는 이 아파트에는 닷새째 수돗물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있다. 지난 8일부터 단수가 시작된 이후 지난 12일 오후부터 일부 저층 아파트 세대에 임시로 물이 공급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14층부터는 수압이 약해 물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
북구청은 지난 8일 단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아파트 안에 임시 화장실과 샤워장, 급수시설을 설치했다. 하지만 고층에 사는 주민들은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못해 불편이 이어졌다. 폭우로 인해 아파트 지하에 있던 전기실이 물에 잠기면서 공용 전기 공급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날 광주지역은 낮 최고기온이 31.2도까지 올라간 가운데 주민들은 화장실 등을 이용하기 위해선 마스크를 착용하고 계단을 이용해야 해야 했다. 무더위 속에 계단을 오르내리며 화장실과 샤워실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가득했다.
단수 뿐만 아니라 전화와 인터넷 불통도 주민들을 힘들게 했다. 이날 오전까지도 전화는 물론 인터넷도 복구가 되지 않는 바람에 주민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김모(50)씨는 "인터넷이 끊기는 바람에 인터넷과 연결된 TV도 나오지 않아 세상과 단절된 기분"이라며 "침수 피해가 발생한 지 닷새가 지났는데 아직도 복구될 기미가 안 보인다"고 하소연했다.
이 아파트 17층에 사는 박모(62·여)씨는 "집안에 몸이 불편한 가족이 있는데 도저히 1층까지 내려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며 "그래서 사다리차를 동원해 구매한 생수를 집까지 옮겼다"고 말했다. 이어 "식수로 써야 할 생수를 씻는 데에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광주 북구청은 침수된 장비의 세척과 장비의 교체 작업 등이 남아있어 빠르면 다음 주에나 제대로 된 수돗물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의 불편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북구청 관계자는 "다음 주쯤에야 복구가 될 것 같다"며 "현재 한전 관계자 등과 전기실 복구 문제와 별개로 아파트 단수를 해결할 방법이 있는지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내린 집중호우로 광주에서는 지난 10일 기준 사망 1명, 부상 1명 등 인명피해 2명과 이재민 309세대 472명이 발생했다.
시설피해는 1249건으로, 문흥동 성당 일대 도로침수 등 도로·교량 519건, 금당산 사면 유실 등 산사태 42건, 북산천 제방 유실 등 하천 10건 등 공공시설에서 603건과 주택·아파트 지하 침수 264건, 농경지·하우스 1164ha 침수 등 사유시설에서 646건이 발생했다.
August 12, 2020 at 02:57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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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닷새째 단수에 전화와 인터넷도 끊겼어요"…광주 아파트 주민 '생고생' -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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