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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gold'라는 별칭까지 붙은 컨테이너 박스… 글로벌 해운사들 “미리 사놓자”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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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1.21 06:00

아시아~미주 노선을 중심으로 물동량이 많이 늘면서 운임이 뛰는 것은 물론이고 컨테이너 박스마저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컨테이너 박스가 모자르자, 글로벌 선사들은 미리 컨테이너 박스를 발주하는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40피트 크기의 컨테이너 박스(FEU) 신조가는 5500달러(약 610만원) 안팎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800달러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8.7%가량 올랐다. 20피트 크기의 컨테이너 박스(TEU) 역시 1년 사이 800달러 이상 올라 2500달러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하반기 들어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부산항 감만부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가격 급등은 컨테이너 박스 공급은 줄고, 수요는 늘었기 때문이다. 세계 컨테이너 박스 생산의 90%를 차지하는 중국 기업들은 올해 상반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컨테이너 박스 생산을 줄였다. 그런데 하반기 들어 미국과 유럽 등에서 재고 비축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물동량이 뛰기 시작했다. 일시적으로 화물이 몰리면서 자연스레 수출을 위한 컨테이너 박스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실제로 컨테이너 재배치 컨설턴트 업체 컨테이너 엑스체인지(Containers xChange)의 컨테이너 가용성 지수(CAx)는 11월 3주차 기준 0.07을 기록해 올해 최저점을 찍었다. 이 지수는 0.5를 기준으로 빈 컨테이너 박스가 적을 수록 숫자가 줄어드는 지표다. 그만큼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컨테이너 박스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컨테이너 박스 회전율이 저조하다는 점도 가격 상승세에 기름을 부은 요인이다. 아시아에서 미국이나 유럽으로 향하는 헤드홀(head haul) 물동량에 비해 돌아오는 백홀(back haul) 물동량이 부족해 가뜩이나 부족한 컨테이너 박스를 회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 재확산으로 해상·육상 물류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미국 LA항에서 하역 작업을 위해 대기하는 시간이 이틀에서 나흘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영국에선 화물에 따라 하역에 3주까지 걸리는 상황이어서 컨테이너선이 입항했다가 곧바로 다른 항구로 떠나는 일까지 벌어졌다.

물류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전 세계에 있는 컨테이너 박스 수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 등에 간 컨테이너 박스가 돌아오지 않는 일이 문제"라며 "컨테이너 박스를 외국에서 ‘새로운 금덩이(new gold)’라고 표현하기까지 한다"고 했다.

빌릴 수 있는 컨테이너 박스조차 그 수가 부족해지면서 머스크라인을 비롯한 글로벌 선사들은 컨테이너 박스 주문을 늘리고 있다. HMM(옛 현대상선(011200)) 역시 2290억원을 들여 컨테이너 박스 4만3000개를 중국 업체에 발주할 계획이라고 지난 11일 공시했다.

HMM 관계자는 "내년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들을 인도받을 때 쓸 컨테이너 박스를 미리 발주했다"며 "앞으로 컨테이너 박스 가격이 더 오를 수 있고, 발주가 몰리면서 제작하는 데 평상시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수출기업 입장에선 삼중고를 겪게 됐다. 컨테이너 박스와 선박 모두 부족한 데다가 운임 역시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상하이 컨테이너선 운임지수(SCFI)는 지난 20일 기준 1938.32포인트로 역대 최고점을 찍었다. 지난 4월 818.16 저점대비 2배 넘게 뛰었다.

자동차 부품을 수출하는 중소기업 관계자는 "컨테이너를 어렵게 구하면 배가 문제고, 배를 어렵게 구하면 비용이 문제인 상황"이라며 "거래하는 선사와 관계도 있어서 어디에 터놓고 말하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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