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신라젠은 항암 치료제 임상을 진행 중이었고 시장에서는 임상결과에 대한 악성 루머가 퍼졌다. 결국 기업가치가 하락하면서 단기매매차익을 보려는 공매도 거래가 급격히 증가했다. 2018년 4월 중순 신라젠의 주가는 10만원대였지만 악성루머와 함께 공매도 거래량이 늘면서 그해 5월9일 6만원대까지 하락했다. 결국 신라젠은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되며 2018년 5월10일 공매도 거래가 금지됐다.
이후 신라젠은 꾸준히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고 문은상 전 대표의 횡령·배임 혐의 등 악재가 겹치며 지난해 5월 거래가 중지됐다. 거래중지 당시 주가는 1만원대에 불과했다. 여러 환경 요인을 감안해도 신라젠 주가는 2018년 5월 공매도 파동 이후 사실상 회복 불가 판정을 받은 셈이다.
이밖에도 공매도로 인한 피해 기업 사례는 많다. 2013년 4월 당시 코스닥에 상장돼 있던 셀트리온은 공매도 거래량이 급증했고 주가가 5만원대에서 2만원대로 반토막이 났다. 하나투어와 호텔신라 등도 공매도 거래량이 늘며 주가가 약세를 보인 전례가 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주식을 산 개인투자자는 큰 손해를 봤다.
공매도 금지 후 기업 주가↑지난해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기업의 주가는 어떻게 변했을까. 공매도 금지 조치가 있기 직전 거래일인 2020년 3월13일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공매도 잔고(공매도가 이뤄졌거나 이뤄질 대기 물량) 상위 종목의 주가는 대부분 상승세를 보였다.셀트리온은 3월 주가 17만원대에서 6월 30만원대, 12월 40만원대를 돌파했다. 롯데관광개발은 주가가 3월 9000원대에서 6월 1만4000원대로 두배가량 올랐고 올 1월에는 1만5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주가는 3월 3000원대에서 6월 8000원대로 상승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주가 흐름은 유사했다. 코스닥 전체 공매도 잔고 중 공매도 비중이 10%가 넘는 세 곳 중 헬릭스미스 주가는 3월 6만원대에서 4월 8만7000원대로 상승했다. 다만 7월부터는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에이치엘비 주가는 3월 8만2000원대에서 6월 12만9000원, 9월에는 12만원대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3월 공매도 거래량 상위 기업은 대부분 대형주거나 향후 기대감이 높은 제약·바이오주가 많았다. 공매도 금지가 아니어도 주가 상승 여건이 충분했을 수 있다.
과거 공매도 금지 때 주가는 어떤 모습을 보였을까. 국내에서는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 위기 당시 두 차례 공매도 거래를 금지했다 재개한 바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공매도는 2009년 6월1일 재개됐고 한달 간 코스피는 0.46% 하락했다. 하지만 3개월 상승률은 14.7%로 공매도 재개 후 코스피는 오히려 상승했다. 유럽 재정 위기 때도 2011년 11월9일 공매도가 재개됐고 코스피는 한달간 1.71% 하락했지만 이후 3개월 상승률은 10.8%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두번의 공매도 재개 이후 3개월 상승률이 다소 하락했지만 우려할 만큼의 대폭락은 없었다.
당시에는 공매도 금지가 오히려 시장 유동성을 떨어뜨려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여겨졌다. 실제로 2011년 유럽 재정 위기 때 자본시장연구원은 국내에서 3개월간 공매도가 금지됐을 당시 주식시장 유동성과 변동성이 모두 감소했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기점으로 시장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해에는 갈 곳 잃은 투자금이 증시에 몰리며 공매도 금지에도 증시 유동성이 대폭발했다. 개인투자자는 공매도 재개 시 주가가 폭락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난해 3월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코스피가 상승곡선을 그리자 이러한 믿음은 더욱 굳건해진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증시는 10년 전과 몸집이나 분위기가 다르다”며 “개인투자자의 참여로 유동성이 풍부해진 상황에서 공매도 재개는 자칫 상승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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