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냐 '주식'이냐...코인 돈 벌면 세금 낸다? 그럼 증여해 버리면? [절세퀸] - 매일경제

"세금에 대해 불평하는 사람들은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바로 남자와 여자다."
사람이면 누구나 세금을 싫어한다는 미국의 세금에 대한 유머인데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금은 정말 '싫은 존재'인가 봅니다. 알면 줄일 수라도 있는데, 이 세금이라는 게 또 꽤나 복잡합니다. 이에 '절세퀸' 윤나겸 절세TV 세무사와 함께 우리가 생활에서 만나게 되는 세금과 절세방법을 알아봅니다. 6화에 걸쳐 주식, 부동산, 가상화폐, 아트테크 등을 다룹니다. #매일경제 유튜브 에서 영상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 출저=게티이미지뱅크

장안에 가상화폐 투자가 화제입니다. 한동안 만나면 "가상화폐 투자했어?"가 단골 이야깃거리였어요. 연초만 해도 많이 올라서, 지금은 또 많이 떨어져서 화제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내년부터 '세금'까지 내야 한다고 투자자들이 단단히 뿔이 난 상태인데요. 가상화폐 세금은 대체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매기는 것인지 간단하게 정리해보았습니다. 아래 내용은 윤나겸 절세TV 대표님의 도움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1) 가상화폐 과세 언제부터? 얼마?

▲ 그래픽=홍수지

가상화폐 관련 과세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이 2021년 2월 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습니다. 현재 상황으로 보면 2022년 1월 1일 이후 거래하여 차익을 내는 가상화폐부터 과세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가상화폐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2022년 이후 거래를 통하여 이익을 얻으면 가상화폐 처분시점 가격에 수수료와 기타필요경비를 빼고 기본공제금액인 250만원을 제한 뒤 22%(20% 양도세 + 2% 지방세)를 과세하게 됩니다.

예컨대 2022년에 1000만원을 벌었다면요. 거래소 등에 지불한 수수료와 기타필요경비가 10만원이라고 하면 이를 빼고, 기본공제금액인 250만원을 제하면 740만원이죠. 이 금액에 22%를 곱하면 163만원 정도를 세금으로 내게 되는 겁니다.

2)가상화폐를 여러 번에 거쳐 분할매수하고 여러 번에 걸쳐 팔았는데요. 어떻게 계산하나요?

▲ 그래픽=홍수지

취득가액을 산정할 때 선입선출법 적용의 경우 먼저 매입한 가상화폐부터 순차적으로 양도한 것으로 보아 계산하게 됩니다.

선입선출법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드리면요. 예를 들어 어떤 가상화폐 투자자가 100만원, 200만원, 300만원, 400만원에 가상화폐를 분할 매수하고 1개를 500만원에 매도했다고 가정해보면. 이때 가장 먼저 산 100만원짜리 가상화폐를 팔았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따라서 500만원에서 100만원을 뺀 400만원의 이익을 봤다고 가하고 기본공제인 250만원을 차감하여 150만원에 대해 과세하게 됩니다.

3) 가상화폐는 분리과세된다는데 그게 무슨 의미에요?

먼저, 가상화폐로 얻은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보아 과세됩니다. 기타소득이란 로또 복권 같이 일시적으로 생기는 소득을 말해요. 기타소득은 분리과세인데요. 여기서 분리과세에 대해 조금 더 설명드릴게요. 소득은 제가 직장에서 벌수도 있고 또 따로 사업을 영위해서 벌수도 있잖아요. 원칙적으로는 이런 소득을 모두 종합해서 과세하게 됩니다. 소득세는 누진세가 적용이 되는데요. 즉 합쳐서 일정 액수를 초과할 때마다 더 높은 세율을 부담하게 됩니다. 배당이나 이자소득 같은 금융소득은 2000만원 초과 시 종합과세가 되고요. 분리과세는 다른 소득과 합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정해진 세금을 내면 그걸로 끝입니다. 투자자들에게는 유리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만이 나오는 이유는 비슷한 투자상품인 주식의 경우에는 현재 양도소득세를 거의 내지 않기 때문인데요. 아주 소액의 증권거래세만 내죠. 주식을 아주 많이 보유한 '대주주'일 경우에만 양도소득세를 내게 되어 있습니다. 가상화폐에 주식에 적용되는 세금 기준을 준용하면 사실상 몇 억 단위를 소유하지 않는 한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는 게 맞지 않느냐고 투자자들은 불평하는 거죠.

그런데 또 250만원은 공제해주잖아요. 이건 해외 주식 혹은 부동산과세에서 준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 주식이나 부동산이 연간 250만원을 공제해주고 차액에 대해서만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거든요.

이처럼 어떤 점은 '로또 복권'같이, 또 어떤 면에서는 '주식'과 유사한 방식으로 과세를 하다 보니 헷갈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는 2023년 적용되는 금융투자소득세가 아닌 현행 주식에 대한 세금을 기준으로 한 설명입니다. 금융투자소득세는 이어지는 주식 세금 편에서 다루겠습니다.

4) 가상화폐 과세하면 매물이 쏟아질까요?

2022년 1월 1일 0시에 가상화폐 가격이 기준가격이 되기 때문에 매물이 쏟아질 것 같지는 않다는 게 전문가 의견입니다. 2022년 1월 1일까지 가지고 있는 코인의 가격은 2022년 1월 1일 가격과 실제 취득가액 중 큰 액수를 기준으로 세금이 매겨지는데요. 쉽게 생각하면 1월 1일부터 상승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세금이 매겨진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제가 2018년에 400만원에 어떤 가상화폐를 샀다. 그런데 이 가상화폐가 2022년 1월 1일 600만원이다. 그러면 저는 세금을 낼 때는 600만원에 산 걸로 과세당국에서 간주합니다. 즉 2022년 2월에 700만원에 팔았다고 해도 실제 얻은 수익인 300만원에 대해 과세되는 게 아니라 1월 1일에 산 사람과 같이 100만원에만 과세가 되는 거죠. 따라서 굳이 앞서서 샀다고 팔아야 이득인 건 없어요. 다만, 가상화폐 시장에 과세가 본격화된다면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등 요인은 있을 수 있겠죠.

5) 상속이나 증여할 때는 어떻게 세금을 내게 되나요?

증여세와 상속세의 과세 대상은 무상으로 이전되는 재산 또는 이익입니다. 재산 또는 이익으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가상화폐 또한 과세 대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세법상 가상화폐 증여 시 자산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도 나와 있지 않고 실제로 납세의무자가 누군지 확인할 수 없어서 과세가 어려워 보이긴 합니다만 추후에 원화로 변환하는 등 행위를 한다면 세무서에서 인지를 하여 부과대상이 되게 됩니다.

추가적으로 내년부터는 가상화폐가 상속, 증여세 과세대상이 되고, 내년에 올해 거래를 확인해서 증여세를 신고, 납부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추가로 과세하는 정책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가상화폐 재산가액 평가 시에는 평가기준일 이전, 이후 1개월 동안 공표된 하루 평균가격을 평균한 값을 기준으로 과세가액을 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세율은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상속세, 증여세율과 같습니다.

가상화폐는 사실 일반 투자상품과 달라서 더 많은 논란거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사항들을 정리해보았는데요. 2022년 1월 1일 실제로 과세가 되기 시작하면 여러 혼란이 예상되는 만큼 추후 새로운 사항은 업데이트해서 보도하도록 하겠습니다.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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