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포비아는 그 자체가 정신과적 질환이라기보다는 발표나 낯선 상황 등 사회적 상황을 회피하는 사회불안장애의 한 가지 증상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콜 포비아’를 호소하며 병원에 방문하는 경우는 극히 적지만, 사회불안장애 증상으로 진료받는 이들 중 콜 포비아를 호소하는 경우는 적지 않다.
콜 포비아는 사람에 따라 정도가 다르게 나타난다. 단순히 부담을 느끼는 정도부터 식은땀을 흘리거나 심장이 빠르게 뛰는 등 신체 증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텍스트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이 많은 젊은 층에서 통화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는 환자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콜 포비아의 원인으로는 ▲불안 수준이 높은 성격 ▲특정 사건으로 인한 트라우마 ▲사회적 역할·직업 등이 바뀌면서 느끼는 두려움 등이 있다.
박혜연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하고 상대방의 반응을 보이는 게 전화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이라며 “문자나 메일 등 텍스트가 편한 것은 시간을 가지고 정리할 수 있지만 전화는 즉각적인 의사소통이다 보니 더 어렵게 느끼는 것이다. 중요한 키워드를 미리 적어두거나 시나리오를 짜보는 등 준비를 해서 통화를 잘 마치는 경험을 높이다 보면 좋아질 수 있다. 또 편한 상대와 긴장을 덜 하는 상황에서 통화를 늘려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일시적인 우울이나 불안이 심해져 전화를 두려워 하는 것일수도 있다”며 “전화 뿐만 아니라 여러 영역에서 정말 중요한 업무나 바로 반응을 해야 하는데, 두려움에 기능적·직업적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면 치료가 필요할 수준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신 문제로 인해 병원을 찾기에는 사회로부터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박 교수는 “다행히 정신적인 문제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예전보다는 많이 늘었다”면서도 “정신적인 문제로 약을 먹는 데에는 아직까지 반감이 거센 듯 하다. 병원에서 바로 약을 처방하기보다는 힘든 부분의 원인을 파악하고 비약물적인 상담치료 등으로도 충분히 효과를 보기도 한다. 두려워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nswrea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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