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여전한데도 제대로 처분 못해
"재활용 방안없이 세금 낭비"
기상청은 2005년 485억원에 슈퍼컴 2호기를 도입했고, 2010년에는 541억원에 수퍼컴 3호기를 구매했다. 하지만 두 컴퓨터를 합쳐서 회수된 금액은 1026억원 중 7,800만원에 불과했다.
지금까지 슈퍼컴 1~3호기 도입비용 1,192억원 중 재매각으로 고작 7,920만원을 회수한 셈이다. 특히 슈퍼컴 3호기의 경우, 매각 당시 평가가치가 여전히 100억원을 넘었던 것으로 확인됐지만 기상청은 이를 적정 가치로 처분하지 못했다.
하지만 4호기 역시 구체적 처분 계획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로라면 4호기 역시 이전처럼 헐값에 '고철처리'될 수도 있을거란 관측이다.
미국은 조달‧구매 단계에서 이미 슈퍼컴퓨터 연한 만료 후 계약사가 어떻게 수거하고 재구매하는지에 관해 사전 계약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영국 기상청 역시 사용만료된 슈퍼컴퓨터를 계약사가 처리하도록 미리 계약하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슈퍼컴퓨터의 높은 성능을 고려해, 체계적인 민간 양도 처리 절차를 밟는 경우도 있었다. 미국은 구형 슈퍼컴을 대학교 및 민간 연구기관에 이전하는 프로그램인 'PRObE'를 현재 운영하고 있다. 실제 Los Alamos에 위치한 시설에서는 구형 정부기관 소속 슈퍼컴퓨터를 용도 변경해 각종 연구시설에게 제공하고 있었다.
한국 역시 슈퍼컴퓨터의 일부를 한국과학기술원 부설고등과학원이나 농촌 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등에 기부한 경우가 있지만, 일부일뿐 체계적으로 기부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지는 않다.
차라리 저개발 국가에 외교 차원으로 기부하는 것도 방안으로 제시된다. 국가안보와 관련된 저장장치는 제거하고 개발도상국의 기초 연구를 위해 인도적으로 기부하는 방식이다.
실제 미국 텍사스주립대 텍사스 첨단 컴퓨팅 센터 'Ranger'는 저개발국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기부되어 다양한 과학분야에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영세 의원은 "몇 백억원 대의 혈세가 들어가는 사업임에도, 정부는 그동안 '주먹 구구식'으로 슈퍼컴퓨터 처리 문제를 다뤄왔다"면서 "이젠 우리도 퇴역 슈퍼컴 대책을 논의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서 체계적인 연구 용역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https://ift.tt/3mywyBp
비즈니스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단독] 1000억에 사온 슈퍼컴퓨터, 7800만원에 고철처리 - 한국경제"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