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배터리 화재 위험으로 인한 리콜(결함시정)이 잇따르면서 LG화학(051910)뿐만 아니라 삼성SDI(006400)도 적잖은 곤란을 겪고 있다. 독일 BMW와 미국 포드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차량의 배터리 화재 가능성 때문에 리콜 조치를 발표했는데, 두 회사 모두 삼성SDI제 배터리가 탑재되기 때문이다.
BMW의 이 같은 발표는 지난 9월 말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PHEV 7개 모델 4500대에 대해 배터리 화재 위험이 있다며 리콜 결정을 내린 뒤에 이뤄진 것이다.
급기야 포드는 19일 올해 출시키로 한 준중형 SUV 이스케이프의 PHEV 모델 출시도 내년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포드는 "이스케이프 PHEV는 쿠가 PHEV와 동일한 배터리 셀 등을 사용한다"며 "쿠가 PHEV의 배터리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생산을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삼성SDI는 "삼성SDI가 공급하는 부분은 배터리 셀 정도이며, 정확한 화재 원인은 조사를 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삼성SDI의 과실이 아니라는 얘기다. 한국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BMW의 PHEV 리콜을 발표하면서, BMW의 배터리 팩 용접 과정에서 세척이 불충분 해 배터리 팩 내 이물질이 남아 화재를 일으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8일 국토교통부는 현대자동차(005380)의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코나 전기차)이 배터리 결함이 있으며, 이에 따라 현대차가 자발적으로 무상 교환을 실시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토교통부는 "제조 과정에서 배터리 셀 분리막이 손상된 것 원인"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이 공급한 배터리 셀 문제라는 얘기다.
단 이번 리콜은 화재 원인이 완전히 밝혀진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국토부는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이 결함조사 과정에서 검토한 다양한 원인 중 유력하게 추정한 화재원인을 시정하기 위해 제작사인 현대자동차에서 자발적으로 시행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분리막 손상으로 인한 배터리셀 불량을 코나의 화재 원인으로 단정짓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미국 에너지 안전 시험 회사인 에너지스토리지리스폰스의 닉 워너 사장은 "전기차는 전자기기보다 훨씬 더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기 때문에, 화재 위험성이 높고 화재 발생 시 피해도 더 크다"고 설명했다. 워너 사장은 "2000년대 중반 노트북 시장에서 일본 소니 등이 배터리 화재 문제 등을 겪긴 했지만, 결국 안전성을 개선한 것처럼 전기차도 비슷하게 화재 문제를 극복할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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