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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만한 냉동고에 제트기까지...007작전 뺨치는 화이자의 백신 개발戰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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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1.19 13:00

화이자, 코로나 백신 만들려 거대 냉동고 제작
생산 과정에 지연 없도록 회사 제트기 띄우기도
mRNA 백신 상업화는 처음…超저온도 유지가 핵심
보관 때도 저온 유지 필수… "개도국은 출시도 못해"

미국 제약사 화이자는 지난 3월 코로나 백신 개발전에 뛰어들면서 미시간 캘러머주에 있는 의약품 생산시설을 하나의 '거대 냉동고'로 만들기로 했다. 이곳의 면적은 2000에이커(8제곱킬로미터). 한강까지 포함한 서울 여의도 전체면적에 약간 못 미친다.

코로나 백신의 성패가 온도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접종할 때까지 섭씨 영하 70도 이하를 유지하지 못하면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 화이자는 직접 생산한 드라이아이스를 넣은 특수 제작 쿨러에 백신을 넣어 운반할 계획이다. 백신 생산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기 위해 제트기도 수시로 띄우고 있다.

18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는 화이자가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함께 개발한 코로나 백신이 높은 효능을 가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지만 대량 생산과 보급이라는 더 큰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화이자가 공개한 백신 생산 과정은 007 작전을 방불케 한다.

미국 코로나 백신 개발사 화이자가 미시간 캘러머주에 짓고 있는 ‘거대 냉동고’. / AP연합뉴스
화이자의 백신은 mRNA라는 유전 물질을 만들어 인체에 주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유전 물질은 코로나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돌기 모양 단백질의 유전자 정보를 담고 있어 체내에 들어가면 같은 것을 만들게 유도할 수 있다. 단백질이 만들어지면 체내에선 바이러스가 침투한 줄 알고 면역 반응이 나타나, 감염이 억제된다.

이 방식의 백신이 판매 목적으로 생산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때문에 제약사 입장에선 생산설비와 원재료 확보부터 보관, 수송에 이르는 모든 절차가 더욱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최소 1년에 걸쳐 생산 공정이 확립되어야 마땅하지만 이번에는 코로나라는 유례없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병)으로 인해 절차가 오히려 몇달로 줄었다.

화이자는 미주리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공장에서 mRNA의 원료를 만든다. 과학자들이 대장균 박테리아에 돌기 단백질의 유전자 정보가 들어갈 수 있는 구멍을 뚫고 2주에 걸쳐 세포를 증식시키고 정제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만들어진 물질을 잘라서 1그램씩 깨끗한 병에 넣고 얼려 매사추세츠 앤도버와 독일로 운반한다. 이때 화이자의 제트기가 이용 된다.

앤도버와 독일에선 과학자들이 mRNA를 만들어 정제한 뒤 특수 제작된 봉투에 넣고 얼린다. 이후 mRNA를 작은 지방덩어리인 지질나노입자(LNP)와 결합 시키는데, 세포 안에 들어간 RNA가 혈액 속 효소에 노출돼 산산조각 나는 일을 막기 위한 일종의 포장 작업이다. 이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초(超)저온도가 유지되어야 오염되거나 변질되는 일이 안생긴다.

이렇게 만들어진 백신은 캘러머주에 있는 생산시설로 옮겨져 유리병에 담긴다. 유리병 1개에는 5명에게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의 백신이 들어간다. 화이자는 2개 생산라인에서 분당 600개의 유리병에 백신을 채운 뒤 드라이아이스로 가득찬 상자에 담아 섭씨 영하 70도 이하로 얼린다.

백신을 수송하는 일도 생산 만큼 어렵다. 백신이 병원이나 약국에 도착하는 즉시 운송업자는 드라이아이스를 새로 교체하거나, 유리병을 초저온도의 냉동고에 바로 넣어야 한다. 드라이아이스는 5일에 한번씩 바꿔줘야 하고 냉동고는 하루에 두번 이상 열면 안된다.

이렇게 복잡하고 섬세함이 요구되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화이자의 코로나 백신이 시중에 보급되더라도 선진국에서나 출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은 백신을 출시하는 일 조차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제약사가 동결 건조된 버전의 백신을 출시하거나 생산 가용능력을 더 확대할 수 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화이자와 달리 모더나의 백신은 mRNA를 사용하면서도 냉장 보관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회사는 공급 가능 물량이 화이자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모더나는 백신을 영상 2~8도에서도 최대 30일간 보관할 수 있고, 영하 20도의 경우 최대 6개월까지 보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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