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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확산되면 '삶의 질' 나아질까 - 한겨레

한은 “원격사무실 등 ‘하이브리드’형 근무
근무시간보다 실제 성과 중시될 것
통근시간·주거비용 절감 가능성
돌봄·학교 정상화 뒷받침돼야”
강릉의 한 바닷가에서 노트북을 켜고 일을 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
강릉의 한 바닷가에서 노트북을 켜고 일을 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
코로나19를 계기로 재택근무가 확산되면 삶의 질과 생산성이 높아질까? 한국은행 조사국은 13일 ‘재택근무 확산, 쟁점과 평가’ 자료에서 “재택근무로 직원들의 통근시간과 주거비용이 절감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돌봄 서비스와 학교 정상화 등의 여건이 뒷받침돼야 삶의 질 개선과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 비중은 지난해 10.8%에서 올해(8월 기준) 14.2%로 높아졌다. 재택근무 등 유연한 업무 환경은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직원은 통근시간을 절감하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어 생산성도 높아진다. 특히 업무 독립성이 강하고 정보기술(IT)망을 통해 일하기가 용이한 관리⋅전문직에서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도 우수하고 다양한 인재를 확보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또 직원 만족도 상승에 따른 이·퇴직률 하락으로 고용 관련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다만 협업이 중요한 업무 종사자나 신입사원의 경우에는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우려가 있다. 또 주거지와 근무지 간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오히려 실제 노동시간이 증가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하버드비즈니스스쿨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재택근무로 인해 하루 노동시간이 약 48분 늘어났다. 육아 등 가사 부담도 증가했다. 따라서 재택근무 확대가 여성 등 직장생활이 쉽지 않은 계층의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으로 연결되려면, 돌봄 서비스와 학교 정상화 등의 여건이 뒷받침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한은은 지적했다. 재택근무가 늘면 도심 직장과 근접성의 중요성이 떨어지면서 직원들이 주거비가 상대적으로 싼 지역으로 이주할 가능성이 있다. 집에서 가까운 ‘거점(위성) 사무실’ 증가도 거주지 분산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대도시 거주의 주된 요인이 편의시설이나 자녀교육에 있는 만큼 교외 이주 증가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한은은 전망했다. 임대료가 비싼 대도시 상업건물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 경제방송 씨앤비시(CNBC)는 “코로나19 발생 전 10.9%였던 세계 사무실 공실률이 2022년에 15.6%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소규모 스마트 워크센터 수요도 늘어 기업의 비용 절감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한은은 “상시적인 재택근무보다는 집과 기존 사무실, 원격사무실을 유연하게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형태의 재택근무가 활성화할 것”이라며 “사무실 근무시간보다 실제 성과를 중시하는 직장문화가 점차 자리잡아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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