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 전화안내 15년, 언제들어도 상냥하고 여유로운 목소리의 주인공 康榮喜씨(강영희·35·북전주전화국 근무).
전화번호를 무려 5천개나 외우고 있는 인간 컴퓨터다.
康씨의 안내를 받는 사람이면 누구나 그 친절함과 신속함에 탄복하며 흐뭇해한다. 그래서 칭찬을 하기 위해 일부러 전화를 걸어오는 경우도 많다.
북전주전화국에 걸려오는 114문의는 하루 7만건, 척척박사 康씨가 응답해내는 것은 1,500건에 달한다.
‘안녕하십니까. 안내입니다. 000-0000입니다. 감사합니다’결코 기계적이 아니며 단 한번도 짜증내는 일도 없다. 매회 가다듬은 목소리로 상냥하게 대답함은 물론 바뀐 전화번호까지 꼼꼼히 메모해 두었다가 알려주는 정성이 놀랍다.
1981년 우량공무원으로 선정돼 체신부장관상을, 1988년엔 노령봉사상을 받아 통신공사가 내꼽은 자랑스런 얼굴이다.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땐 힘이 나지요. 하지만 술취한 상태에서 번호를 물으며 트집을 잡거나 심한 장난전화가 걸려올 때는 정말 난감해요” 康씨는 이렇게 고충을 털어 놓는다.
또한 “114문의가 타지역보다 全州가 월등하게 많은데 대해 부끄러움을 느껴요. 114가 통화중일 경우가 많은것도 한계회선인 62선이 동시에 다 울리기 때문에 더 이상 수용능력이 없어 통화중 신호가 자주 걸리는 것입니다”라며 전화번호부 이용과 메모 습관 갖기를 당부한다.
어머니 韓秉元씨(한병원)의 2녀중 장녀로서 오래전부터 병환중인 어머니를 극진히 구완해오며 가정을 꾸려온 소문난 효녀이기도한 康榮喜씨(강영희)는 얼굴도 모르는 저쪽의 사람에게 오늘도 대여섯 자리 숫자에 신선한 웃음 실어 전하고 있다.
글 박현선·사진 김영호
옮긴이 김재춘
1989년 3월 5일자
October 17, 2020 at 07:5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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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런 얼굴] 康榮喜씨(강영희)...전화번호 5천개 외는 114 - 전북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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